어제는 국립현대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이것저것 자료를 들춰보러 갔다가 임응식소장품들 일부를 전시한다기에
미술관의 꼭대기 4층에 있는 6전시실까지 갔지요.
주제들은 익히 알고있는 "생활주의 사진"에서 벗어날수는 없었지만
그런 과거의 장면들이 실제로 존재 했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명동을 활보하는 한복부인네들은 신기하게도 모두 양산을 하나씩 들고있더군요.
마치 한복이랑은 반드시 그렇게 갖춰야한다는듯이, 처음부터 한복과 함께
재단 되었던것처럼 말입니다.
지탄의 대상이 되곤했던 핫팬츠의 여성은 그 날씬한 다리로 주위의 한복들을
무시하고 걸어가기도 했더군요.
전쟁고아는 어찌도 그리 꼬질꼬질한지...
필름상태가 조악한것이 오히려 더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더군요.^^
머 이런저런 사진들을 보면서 임응식 할아버지가 감각이 있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 임응식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굉장히 많이 기증하였습니다.
150점이던가 그렇습니다. 이것이 또 국립현대미술관이 사진을 소장 한
첫 이력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임응식전을 보려면 구지 과천까지 가야합니다.
왜냐하면 다른곳에는 이 할아버지가 기증을 안했거든요.^^
이 기증을 한 때가 한..25년 전쯤이니까 꽤 되긴했네요.
전시를 보면서 느낀건데
국립현대미술관은 도무지 사진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답니다.
여러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보면 시간이 자연히 흐르니까
액자가 촌스러워질수도 있고(아주 오래되서 오히려 멋진것도 있지만)
서툰 솜씨로 만들어진 조악한 액자는 전시를 위해서도 가끔은 새단장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임응식전의 액자는 좀 너무하더군요.
촌스런 서툼을 지나 미술관의 방관에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댄 마트들은 어찌나 보기에 민망하도록 때가 얼룩덜룩이던지...
이것은 마치 창고에다가 아무렇게나 쌓아뒀다가 막 꺼낸 싱싱한 먼지들이더군요.
이런것은 좀 바꿔줘야하는데...
뭐 사진에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그랬다면 할말이 없지만...
제게는 오히려 더 액자나 마트에 눈길이 가더군요...무심히(어찌나 심하던지...)
그래도 맘에 들었던것은 액자에 유리가 없어서 사진 보기가 무척
편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액자 앞에 유리가 있는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특히 어두운 사진앞에 유리가 있으면 그 사진은 이미 사진이 아니라 거울이지요.
어쨌든 유리가 없어서 좋았는데
이것이 관람자를 위한 배려인지, 사진에 대한 무관심인지 알길은 없었습니다.
아무튼 사진은 좋았습니다.
항상 인쇄물을 통해서나 봤던 작품들을 너무나(?) 큰 크기로 봤다는 것도 좋았고
그 작품들이 35mm라서 입자가 생각보다 거칠다는것도 새롭고...^^
(전 이 할아버지의 작품들이 입자가 거칠어서 더 좋더군요.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윤희^_^